23.02.15
2023년 2월 15일 수요일, 오늘의 날씨 - 요 며칠간 따뜻하더니 다시 겨울이 되어버렸다.
내 기상은 언제나 똑같이 오전 6시30분.
일어나서 스트레칭을 한 후 씻고 비서 산책을 시켰다. 비서 컨디션이 오늘은 긴 산책을 갈 기분이 아닌지 아파트 단지만 돌고 집에 들어와서 평소보다 출근 준비가 조금 빨랐다.
드디어 오늘 아침은 출근 전에 현관에 세워두었던 종량제 봉투를 버렸다.
매번 버스 오는 시간이 빡빡해서 "퇴근하고 버려야지~" 해놓고는 집에만 들어오면 그렇게 만사 귀찮은지...
아침부터 그간 미뤄놨던 일을 해서 기분이 좀 좋은 상태이다.
지하철에서도 운이 좋았다.
오늘은 버스 기사님이 좀 빨리 달려주셔서 지하철역에 평소보다 일찍 도착 했는데, 출근 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 자리에 앉지 못하고 서있었다.
하지만 얼마 가지 않아 자리가 생겨 꽤나 편하게 왔다.
난 신용산역에서 내린다, 그럼 삼각지역 즈음에서 어플로 커피를 주문 시켜 둔다.
카페에 가니 사장님이 날 알아보시고는 그 많은 주문들 사이에서 내것을 먼저 챙겨주신다.
맨날 같은 시간 같은 커피를 마시는 나지만 이렇게 알아봐주시면 너무 감사하다.
9시10분에서 15분 사이 사무실에 도착을 하여 컴퓨터를 켜고 자리에 앉아 아침에 싸왔던 달걀을 먹었다.
독한 주방 세제로 인해 손가락에 습진이 생겨버려 약을 먹어야 해서 오빠가 어제 밤에 계란을 삶아주었다.
빈속에 약 먹지 말라는 그의 배려가 나를 또 새삼스레 감동받게 해준다.
난 아침에 출근 할때부터 핸드폰을 본다.
핸드폰 세상에는 참 없는게 없다.
흥미로운 이야기거리, 귀여운 동물들 , 재밌는 사람들 등등
하지만 오늘 아침은 핸드폰을 보지 않고 출근을 하였다.
어제 저녁 퇴근하면서 우연히 본 하늘이 너무 예뻤기에 오늘도 출근 하늘을 보려고 길을 걸을때 핸드폰을 보지 않았는데...
출근 하늘은 그닥 예쁘지는 않았다...기분탓이겠지?
그래도 그 하늘을 볼 수 있게 해줌이 감사해지는 오늘이다.
난 의식적으로 감사하려 하고 사랑하려 한다.
이것은 언제부터인지 모르게 나에게 생긴 습관 중에 하나이다.
피곤하긴 하지만 어찌됐던 출근 하게 해주는 것에 대해 감사하고 (그렇다고 스트레스를 안받는 것은 아니다) 맛있는 음식을 건강히 먹을 수 있는 내 신체에 대해 감사하게 느끼려고 한다.
내가 고맙다는 말을 제일 많이 하는 사람은 우리 신랑이다.
"설거지 해줘서 고마워" "비서 산책 시켜줘서 고마워" "맛있게 먹어줘서 고마워" 등등 난 고맙다는 말로 내 감정을 표현한다.
그럼 오빠는 "당연한거니까 고마워하지 않아도 돼" 라고 하지만 내 생각은 조금 다르다.
세상에 당연한 것은 없다.
당연하다고 느끼는 순간 모든 것은 하찮아지고 소중해지지 않게 되어버리는 것 같다.
내가 어렸을때 부모가 내 옆에 있는게 당연하다고 느끼던 그때, 그리고 잃어보니 가슴 깊히 느낄 수 있는 "세상에 당연한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라는 말-
당연한것을 당연하지 않다고 여기며 고마워 하려고 나는 부단히 노력중이다.
왜냐면 그것은 당연하다고 하기엔 너무 소중한 것이고, 없으면 너무 허전할 것 같으니-
난 별 일 없이 잘 자고 일어나 안전하게 출근을 하게 된 오늘 아침이 너무나 감사하고 소중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