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동사니

23.02.24

슈슈또잉 2023. 2. 24. 11:03

2023년 2월 24일, 생각지도 못 한 차가운 공기가 몸을 감싼다.

 

금요일이다.

금요일은 참 신기한게 아무일이 없어도 설레는 요일이다.

그런데 이런 날 퇴근 후 약속까지 있으니 설레임은 어느때보다 강하게 날 뒤흔든다.

 

난 참 인복이 많다.

고맙게도 내 주변은 좋은 사람들이 많은 편이다.

주변 사람들은 "너도 좋은 사람이니까 주변에 좋은 사람들이 많은거야~" 라고 나를 추켜세워주지만-

아니다, 난 운이 좋은 것 뿐이다.

왜냐면 난 어렸을때는 그다지 좋은 습관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제멋대로에 자기 기분이 먼저인 아이가 나였다.

정확히 말하자면 난 안하무인이었다.

세상에서 내가 제일 잘난줄 알고 살아오던 아이였다-

그런 내가 어느 순간 사람을 존중하고, 나와 다른 사람을 배척하지 않고 (어렸을때는 거의 기를 쓰고 멀리했다)

모르는 사람과 눈이 마주치면 자연스레 눈인사를 건넬 수 있게 된 데에는 나를 스쳐지나갔던 아무개씨들의 매력적인 행동들이 있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내가 생각했을때 내 버릇 중 제일 좋은 습관은 인사하기 인것 같다.

인사는 사람의 기분을 참 좋게 한다.

버스를 탈때 기사님에게, 편의점 점원에게, 구내식당 아주머니에게 "안녕하세요" "잘먹었습니다" 정도의 인사를 하는 편인데, 이 습관은 나를 스쳐 지나갔던 누군가에게서 보고 배운 습관중에 하나인 것이다.

 

오늘 난 좋은 친구들을 만나러 간다.

이 친구들은 각자의 개성도 뚜렷하고, 또 각자의 삶을 열심히 살고 있는 친구들이다.

우리가 친구가 된 계기는 결혼 준비를 하면서 우연히 온라인으로 만나게 된 것 이었는데 그 인연이 결혼 후에도 쭉 이어지고 있으니 얼마나 괜찮은 친구들이겠는가,

성격, 나이, 가치관, 사는 지역, 직업 뭐 하나 같은것이 없지만 이 친구들은 다 매력적인 아이들이다.

내가 몰랐던 사람을 가까이에서 지켜보며 대화도 하고 탐구도 하고

그 사람의 인생 이야기를 듣고 얼마나 매력적인지 파고 들기도 하고-

상대방의 좋은 습관들을 하나하나 봐가며 나 자신을 돌이켜 보기도 하는 그런 시간-

 

이래서 난 누군가와 만나는 것이 참으로 좋다.

오늘은 또 얼마나 즐거울지, 또 나에게 어떤 새로운 습관이 깃들지 기대가 되는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