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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동사니

23.02.20

by 슈슈또잉 2023. 2. 20.

2023년 2월 20일 월요일. 오늘의 날씨 - 바람이 매우 차다.

 

주말이 눈 깜짝 할 새 지나갔다.

출근을 하는 평일은 지나고보면 시간이 빨랐다 느끼는데, 주말은 그런걸 느낄 틈도 없이 사라졌다.

물론 물리적으로 평일 5일과 주말 이틀의 시간 차도 무시 못 하겠지만, 즐거움이 더 짧게 느껴지는건 어쩔 수 없다보다.

 

일요일은 아침부터 바빴다.

피곤했지만 아침 일찍부터 일어나서 비서를 데리고 애견 운동장을 다녀왔다.

3시쯤 귀가하여 비서를 목욕 시키고 집 청소와 정리를 하고 쇼파에 앉아 쉬고 있는데, 거실 창 밖으로 풍경이 조금 달라진것을 느꼈다. 

 

잠깐 우리집 자랑을 하자면, 우리집 거실뷰는 매우 아름답다.

결혼 전 우리가 살 집을 보러 다닐때, 이 집을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거실 창밖으로 보여지는 산뷰가 너무 맘에 들어서였다.

봄에는 온통 자주색 분홍색 노란색 형형 색색의 꽃색깔로 수를 놓고, 여름이 되면 초록색이 지천에 널려있다.

가을에는 화려한 낙엽들이 내 눈앞에 있으며, 겨울이 되면 마치 거대한 스노우볼 속에 들어가있는 느낌을 받을 수 있는 집이다.

 

하여튼, 

기온은 영상으로 올라가지만 바람이 너무 불어 추웠는데,

입춘 지났다며 대체 봄 언제 오는거야 하고는 투덜 거리고 있었는데, 거실 밖으로 보이는 풍경에서

"봄 다 오고 있데" 하고 알려주는 듯이 돋은 새싹에 조금씩 마음이 풀리더니 이내 설레이기 시작했다.

 

난 봄을 참 좋아한다.

아니 정확히 따지고 보면, 난 우리나라의 사계절을 다 좋아한다.

봄은 꽃이 피어서 좋고, 여름은 더워서 좋다. 장마철엔 비가 와서 좋기도 하다. (물론 신발이 젖고 머리가 꼬불거리는건 싫지만), 가을은 가을 냄새가 나서 좋고, 겨울은 차가움 속에서 포근함을 느낄 수 있어서 좋다.

 

계절이 변하는걸 느낄때 가장 설레이는 나는, 어제 문득 본 거실 밖 풍경에서 온통 갈색인데 열심히 힘을 내어 돋은 새싹을 보고 또 기분이 좋아져 한참 동안 창밖을 보고 있었다.

 

그래, 봄이 오기 전이 제일 춥다고 했지.

마치 해가 뜨기 전이 제일 어둡고 서늘한 것 처럼-

매년 겨울이 최고의 한파이다. 몇백년만에 눈이 많이 왔다고들 하는데 이런 악 조건 속에서 그 누구도 비료를 주지 않았지만 어김없이 잊지않고 굳게 솟아 준 새싹들이 참 기특하고 대단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매년 이렇게 계절이 바뀔때마다 설레이는 내 심장도 참 수고가 많다.

올해 봄도 많이 설레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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