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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동사니

영화 비스티보이즈를 보았다.

by 슈슈또잉 2023. 7. 12.

영화 비스티보이즈를 보았다.

출처 : 네이버

2008년에 나온 영화이지만, 무려 15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처음 본 영화

 

2008년도에는 내가 21살 이었는데, 이때 기억하는 이 영화의 줄거리는 화려한 밤을 사는 남자들 즉, 호스트바에서 일하는 남자들의 이야기 라고 알고 있었고 그때 당시 딱히 구미가 당기지 않아 보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 영화를 왜 이제와서 보았냐고 물어본다면 그냥 단순히 채널을 돌리다 보게 되었다.

 

영화는 전체적으로 어두웠다.

 

남자 주인공은 포스터에 나와있듯이 윤계상과 하정우 둘이 나오는데, 영화는 저 둘의 모습을 계속 해서 번갈아 보여준다.

 

호스트바에서 오랫동안 일 하며 여자들에게 공사치는 것이 능숙한 재현(하정우) 과 일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은 순수하고 사람을 믿고 싶은 승우(윤계상) 

 

재현은 동거하는 여자친구 까지 배신을 하고 다른 여자(다른 업소의 여자 호스트)에게 공사를 치려다 (빚이 5천만원이 있다) 실패하고 여자를 폭행한뒤 다시 전여자친구에게 돌아가 돈을 뜯어내고 일본으로 도망을 간 뒤 그 곳에서도 호스트로 일을 하고, 승우는 믿고싶은 여자를 만났지만 결국 의심을 꼬리에 꼬리를 물고 집착을 넘어서서 그 여자를 살해까지 하는 지경에 이르른다.

 

 

사람의 밑바닥은 과연 어디일까

사람이 저렇게 까지 아래로 떨어질 수 있을까?

분명 재현과 승우는 처음부터 난 이렇게 여자 등쳐먹고 살꺼야!! 라고 다짐하며 호스트바에 들어가진 않았을 거다.

각자의 사정이란게 다 있으니까-

처음엔 분명 조금만 일하고 빨리 빠져나와야 겠다 라고 생각도 했을꺼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지날 수록 거기에 잠식이 된걸까

 

재현의 전여자친구는 승우의 친누나이다. 승우와 재현은 예전부터 알고 지냈던 사이로 나온다.

승우는 자신의 누나가 재현의 빚을 갚아주려고 할때마다 재현이형이 아무리 좋은 사람이지만 절대 돈은 해주지 말라고 한다.

과연 좋은 사람이란 무엇일까

굉장히 역설적이다, 좋은 사람이지만 믿지는 못하는 사람-

흔히들 유머로 말을 하는 "내비둬, 애는 착혀" 같은 걸까?

 

영화에서 승우는 여자친구를 살해한 후 뒷이야기가 더는 나오지 않는다.

다리위에서 절규하는 채로 승우의 이야기는 마무리가 된다.

그 이후 승우는 어떻게 되었을까?

영화를 보며 내가 승우의 캐릭터를 분석한것이 맞다면, 그 길로 경찰서로 가서 자수를 하지 않았을까 라는 의심을 해본다.

 

영화속 승우는 자기 자신을 내내 부정하였다. 이는 승우가 동창들을 만날때 확연히 드러난다.

몇달간(아마 호스트일을 하는 동안이었을 것이다) 친구들에게 연락조차 하지 않고 지낸 승우

친구가 그런일은 빨리 정리해라 라고 하였을때 니가 뭘 아냐며 역정을 냈던 승우

여자친구가 친구들을 데리고 승우를 보러 가게로 찾아왔을때 나가라고 화를 내던 승우

 

꿈에서는 엄마가 하는 보석상에 여자친구를 데려가 목걸이를 사줬는데, 돈을 내고 가라는 직원의 말에 "여기 우리 엄마 꺼라고" 하면서 화를 내며 엄마와 여자친구를 계속 불렀지만 승우는 꿈속에서 조차 그들에게 부정당했다.

 

자신의 화려하고 안정적이었던 과거와는 다르게 불안정하고 전혀 화려하지 않은 호스트의 삶

그건 승우에게 엄청난 혼란을 줬을 것이다.

나는 이런 사람이 아닌데 내가 왜 이렇게 살고 있지? 라고 하며 끊임없이 했을 현실부정

승우는 어찌보면 참 안쓰러운 사람이다.

 

그에반해 재현은 그 자체를 즐기며 사는 사람

손님의 부름에 승우와 함께 호텔을 가는 장면에서도 재현은 승우에게 "우리는 쉬운 남자다 라는것을 계속 어필해야해" 라고 한다. 그리고 손님이 중간에 나가라고 하며 선물을 주는데 재현은 그것에 조차 만족하며 좋아한다.

자신의 빚 5천만원을 여자친구가 갚아주지 않자 다른 여자를 만나고 그렇게 공사를 친다.

하지만 그것에 실패하자 너는 내가 우습냐며 길 한복판에서 여자를 폭행하는 것 조차 서슴치 않아 한다.

그리고는 다시 여자친구에게 돌아가 온갖 불쌍한 척을 다 하며 자신의 이득을 정확하게 챙기는 사람.

여자친구가 빚을 갚으라며 힘들게 마련해 준 돈으로 비행기 티켓을 끊고 그것을 들키자 이리저리 말도 안되는 변명을 해가며 도망을 가는 사람.

그렇게 도망간 곳이 일본-

재현은 그 곳에서도 호스트바에서 일을 하며 살아간다. 적당히 누군가의 비위를 맞춰주면서, 또 그 자체를 즐기면서-

 

누군가는 이 영화에는 교훈이 딱히 없다고 말을 한다.

하지만 난 아니었다, 오히려 많은 생각이 드는 영화였다.

같은 상황이어도 재현과 승우처럼 다르게 받아들이는 사람은 분명 존재한다.

그 사람이 나일수도 있는 것은 분명하다.

그럼 어떻게 나아가는 것이 맞을까?

승우처럼 현실을 계속 부정하며 나는 원래 이런 사람이 아니야 라며 사는 것이 맞을까, 아니면 재현처럼 아예 그것에 몸을 맡기고 편승하여 사는 것이 맞을까

난 재현의 방식이 맞다고 생각이 들었다.

왜냐면 승우보단 재현이 더 행복해 보였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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